의사들 우울증 겪을 확률 타 직종 직장인들보다 높아...20~30대 의사 번아웃 심각

관리자
2022-07-19

의협 의료정책연구소, ‘의사 정신건강 현황’ 보고서 발간
20대 직무 요구, 30대 관계갈등, 40·50대 매너리즘이 스트레스 주 원인
의사 정신건강 증진 위해 국가 차원의 개입과 지원 필요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연합뉴스.

사진은 기사와 관계 없음. 연합뉴스.


의사들이 다른 직종의 직장인들보다 우울 고위험군 비율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전공의나 임상강사로 일하는 20·30대에서 우울증 비율이 높았다.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가 최근 발간한 ‘의사의 정신건강 관리 모형: 대한민국 의사의 정신건강 현황을 토대로’ 보고서에 따르면 전문의를 비롯해 20~30대 연령에서 번아웃 현상이 강하게 나타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번 연구는 343명의 의사를 대상으로 정신건강 실태조사와 강북삼성병원 기업정신연구소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수집한 2만4920명의 일반 직장인 정신건강 실태 자료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다.

주요 조사항목은 우울, 불안, 수면 문제, 직무 스트레스, 마음 자산, 음주, 흡연, 신체활동 및 식습관, 소진 등이었다.

연구에 따르면 의사는 일반 직장인 대비 우울 고위험군 비율이 다소 높게 나타났으며 전공의와 임상강사로 구성된 20대, 1차 개원의나 봉직의 비중이 높은 30대에서 우울증 의심군 비율이 두드러지게 높았다. 특히 20대 의사들에서는 타 연령에 비해 수면 문제, 낮은 통제감, 식습관 문제, 번아웃이 높았고 주당 근로시간 역시 길었다.

의사의 주요 스트레스 요인은 연령별로 차이가 있는데 20대는 높은 직무 요구와 직장 문화, 30대는 관계 갈등과 직무 불안정, 40~50대는 매너리즘이 주 원인인 것으로 나타났다.

의사의 직무 스트레스는 관계갈등이 가장 높았고 직무요구가 뒤를 이었다.

관계갈등의 경우 연령에 따라 증가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개원의의 경우는 연령에 관계없이 관계갈등이 높았다. 이는 혼자서 진료 및 운영 등을 모두 감당하며 주변에 도움을 구하기 힘든 직역의 특성이 반영된 결과로 분석됐다.

의사의 번아웃은 일반 직장인과 비교했을 때 전체적으로 양호한 편이었으나 20대 의사의 번아웃 비율은 일반 직장인에 비해 높았다.

연구진은 의사의 정신건강 증진을 위해 개인적·구조적 차원의 개입 필요성을 제안했다.

영국은 NHS Practitioner Health를 통해 의사를 비롯한 보건의료 인력을 대상으로 자살, 장애, 사별 등에 대한 지지프로그램 제공하고 있다. 미국 역시 30년 이상 운영된 Federation of State Physician Health Programs을 통해 의사의 중독, 정신질환, 신체질환, 행동문제에 대한 발견, 평가, 치료, 지속적인 관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이에 연구진은 개인적으로는 의료 업무 외의 대인관계를 늘리고 매너리즘 해소를 위한 다양한 커뮤니티, 동아리 활동, 문화 행사 등에 참여할 것을 제안했다. 구조적으로는 1차 예방 차원에서 의과대학 교육 및 연수교육을 통해 정신건강 관리에 대한 교육 및 연령별, 직역별 스트레스 완화 방법을 도입하는 방안을 제안했고 2차 예방으로 의사의 정신건강 검진을 통한 선별검사의 도입과 익명성 보장을 통한 치료 접근성 확대 등을 제안했다.

우봉식 의료정책연구소장은 "의사의 정신건강은 의사 개인만이 아닌 국민들의 건강과도 직결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이므로 국가적 차원의 관심과 지원방안이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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